[자유] [자체 칼럼] 충남아산과 임관식 감독의 ‘첫 번째 선택’은 원하는 결과로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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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아산도, 임관식 감독도 손을 잡으며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되었다.
충남아산FC가 지난 17일 임관식 전 안산 그리너스 감독을 구단 제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구단과 감독 모두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결과가 궁금해진다.
충남아산 최초의 ‘외부 영입’ 감독
충남아산은 그간 감독을 선택해야 할 상황에서 바깥을 보지 않았다. 3대 감독을 선임하던 시점까지 항상 내부 승격 혹은 내부 인사의 직무 변경으로만 감독을 세웠다. 초대 박동혁 감독은 구단의 전신 아산 무궁화의 수석코치를 맡다가 2018년 감독으로 승진했고, 충남아산으로 시민구단 전환 창단된 후에도 4년 동안 감독직을 이어갔다. 2대 김현석 감독은 선임 당시 충남아산의 사무국장이었다. 3대 배성재 감독은 2024시즌 수석코치를 맡은 후 내부 승진했다.
세 감독 중 외부 출신 인사는 없었다. 박동혁 감독과 배성재 감독은 수석코치를 1년씩 맡고 영전했고, 김현석 감독은 프런트의 최고책임자를 맡다가 같은 팀 선수단의 최고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임관식 신임 감독은 충남아산과 기존의 연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감독으로 영입됐다. 신생팀의 기틀을 잡고(박동혁) 성적을 내는 등(김현석) 내부 인사로도 성과를 내온 충남아산이었지만, 2025년의 성적 부진에 한계를 느낀 결과 변화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팀의 첫 번째 ‘프로감독 경력직’
충남아산 감독을 맡기 전에 다른 프로팀에서 감독을 해본 경우도 임관식 감독이 처음이다. 임관식 감독은 비록 안산에서 1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23.08.16~24.07.10) 동안 감독직을 수행했지만, 최소한 충남아산 전임자들의 부임 시점보다는 프로감독 경력이 많다. 다른 감독 중 누구도 아산 프로축구팀의 감독이 되기 전에 프로팀 감독직을 맡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박동혁 감독은 아산 무궁화 감독을 맡기 전 코치 경력이 2년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울산과 아산 무궁화에서 각각 1년씩으로 한 팀에서 코치 생활을 오래 한 적이 없었다. 김현석 감독과 배성재 감독은 각각 고교-대학 무대와 K4리그에서 감독 경력을 쌓았지만, 그마저도 프로는 아니었다. 충남아산은 지금까지 프로 기준으로 초보 감독만을 선택해 왔다. 새로 부임한 임관식 감독은 그 전례에서 벗어난 첫 번째 선택이다.
구단과 연이 있는 초보 감독의 내부 승격으로 항상 원하는 결과가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2025시즌은 그렇지 못했다. 더구나 전통이 있고 규모가 큰 팀들도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상황에서 그들보다 인연이 닿는 축구인이 적은 2020년 창단 신생팀이 내부 승격만으로 감독직을 꾸리는 건 애초에 무리한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최초’를 갖고 팀에 합류하게 된 임관식 감독은 충남아산 구단에게 기존의 방식을 모두 뒤집는 선택일 수 있다.
감독 2회차 임관식 감독의 ‘첫 번째 사단’
감독직을 이미 해본 임관식 감독에게도 충남아산에서 처음 겪는 일이 적지 않다. 먼저 코칭스태프 사단을 감독 커리어 최초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축구계에는 감독 한 사람보다 감독과 함께하는 코치 및 스태프 등 이른바 ‘사단’까지 중시하는 시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감독이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니 감독과 방향이 맞고 소통이 빠른 코치들이 팀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안산 시절 송한복 당시 수석코치, 김대열 코치, 김문규 골키퍼코치는 모두 임관식 감독의 부임 전에도 안산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물론 김대열 코치가 퇴장 징계로 인한 일시적 감독대행을 맡을 때의 인터뷰로 봤을 때 감독이 기존 코치들의 신임을 얻었고 관계가 좋았던 걸로 보이지만, 그와 별개로 임관식 감독이 안산 시절 자신의 의중으로 코치진을 꾸렸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충남아산의 코치진 소식을 보면 그때와 환경이 달라졌음을 추측할 수 있다. 서호정 기자의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충남아산은 김효일 수석코치, 박종문 골키퍼코치를 2026시즌 신임 코치진으로 내정했다. 두 코치 모두 선수 시절 임관식 감독의 전남 동료였고 70년대생이다. 충남아산이 임관식 감독의 뜻을 반영해 코치들을 새로 영입했다고 볼 수 있다. 임관식 감독은 충남아산에 부임하면서 안산을 맡았을 때보다 큰 권한을 갖게 된 것이다.
‘냉정한 평가’가 가능한 환경 또한 처음
“임관식 감독이 안산 마지막 시즌에 4승을 했고, 조진수 감독대행은 5승을 했다. 감독 선임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충남아산의 임관식 감독 선임 발표 후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던 반응이다. 임관식 감독은 2024년 안산에서 4승 5무 11패의 성적을 남긴 후 계약해지됐고, 조진수 감독대행은 배성재 감독 경질 후 5승 2무 1패를 거뒀다. 조진수 감독대행에게 프로감독에 꼭 필요한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다는 걸 감안해도 더 나은 성적을 보인 지도자를 찾았어야 했다는 걱정을 전적만 놓고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임관식 감독이 재임했던 안산의 당시 환경을 생각하면 드러난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기본적으로 안산은 K리그2 구단 중 가장 예산이 적다. 더구나 임관식 감독의 안산 부임은 전임 감독의 선수 선발 비리 연루로 인한 경질 때문에 이뤄졌으며, 가뜩이나 뎁스가 얇은 안산의 스쿼드는 물론 선수들이 압수수색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생긴 구단 역사상 최악의 분위기를 함께 넘겨받은 임관식 감독이 능력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많지 않았다.
그런 감독의 능력을 넘어선 척박한 환경이 2023년에 마무리된 것도 아니었다. 23년, 임관식 감독이 부임하기도 전에 전임자가 일으킨 사건사고는 ‘24시즌 예산 대폭 삭감과 외국인 무영입’으로 돌아와 임관식 감독을 안산 임기 내내 괴롭혔다. 반시즌 동안 4승은 부진이 맞지만 애초에 대등하게 싸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임관식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 빠른 전진 속도와 전방 패스, 슛의 과감성을 기반으로 한 공격축구와 최소실점 5위로 입증된 조직력으로 인정받았다. 선수들과 코치진 또한 감독을 진심으로 따랐고 인터뷰 자리에서 “절대적으로 선수들을 위해 일하는, 인정받아야 할 분”, “선수들 스트레스받지 않게 앞장서서 싸우는 멋있는 사람”이라며 존경하는 멘트를 남겼다. 성적에 비해 평가가 좋았고 충남아산이 선택한 건 결과와는 별개로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자기 색깔과 인망을 보여준 과정을 통해 점수를 얻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를 바꿔 말하면 충남아산은 성적이 부진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환경이라는 이야기도 된다. 임관식 감독은 충남아산에서 코치진 및 선수단 구성과 동계훈련부터 지휘한다. 예산으로 100억 원, 안산의 두 배를 지원받을 거라는 기사가 나오고 은고이와 한교원 등 지난 시즌의 핵심 전력이 잔류한다는 루머가 기자를 출처로 돌고 있다. 안산에 없던 외국인 선수를 잔류시켜서 쓰거나 영입하는 것도 처음 하는 일이다. 임관식 감독이 처음 맞는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돌파할지에 따라 충남아산의 향후 몇 년이 달라질 것이다.
이렇듯 충남아산의 임관식 감독 선임은 단순히 감독이 공석이었던 팀이 새 감독을 앉힌 일이 아니다. 양쪽 모두 전에 해본 적 없는 일을 했고, 시즌 동안 계속 첫 번째로 겪는 문제를 마주해야 할 것이다.
해본 적 없는 선택을 한 건 구단과 감독이 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충남아산은 붉은 유니폼 사태와 임금체불 등 여러 사건사고에도 충청남도와 아산시 지원 예산이 올라가며 져야 할 정치적 부담을 성적으로 극복하길 원할 것이다. 임관식 감독은 호평받은 과정과 별개로 인터뷰에서 자신을 ‘꼴찌 감독’이라 지칭할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안산 시절의 결과를 만회할 기회를 찾아 두 번째 팀을 선택했다. 서로 확실한 이유가 있기에 위험부담이 큰 낯섦을 감당하는 것이다.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어서 안 가본 길에 손을 잡고 뛰어든 임관식 감독과 충남아산은 시즌이 끝나고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항상 요동치는 K리그2에서 눈에 띄는 파도가 또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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